- 4차 산업혁명과 교육환경
2016년 다보스포럼에서 의장인 클라우스 슈밥은 제 4차산업혁명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학자들 사이에서 4차산업혁명이 왔다 아니다 등 많은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기존의 패러다임에서 설명하지 못하는 사회현상이나 기술들의 등장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의 필요성은 존재하기 때문에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은 필요하다. 또한, 2년이 지난 지금도 각분야, 사람들마다 4차산업혁명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이 있고 여기에 4차산업혁명을 준비하기에 중요하다고 하는 점들이 다른 시각으로 존재하므로 다양한 전문가들의 기사를 읽는 일반 대중들은 오히려 더 혼란을 느끼고 있다. 교육이 현재가 아닌 몇년 후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시간차이가 있기 때문에 교육분야, 특히 대학교에서의 이해와 접근이 중요하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고속성장을 이룬 전략중에 하나는 패스트 팔로우였다. 선진국이나 선진 제품을 밴치마킹하고 많은 인재와 집중적인 투자를 통하여 우리환경에 빠르게 적용하여 기술격차를 줄이고 이를 통하여 일류제품을 세계에 수출하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우리가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어 더이상 쫓아가 대상이 없어져 버렸다. 그동안 암기를 잘하고 조직에 순응할 수 있는 인재만을 선호하던 우리나라에서 목표기업이나 대상이 없어졌다는 것은 많은 혼란을 야기시킨다. 이제는 우리가 스스로 새로운 아이디어로 개척을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4차산업혁명의 방향과도 일맥상통한다. 아직 정의도 제대로 없는 4차산업혁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은 제품과 서비스를 다양한 기술의 융합 및 아이디어로 승부를 해야 한다. 이런 상황은 기존에 6-3-3-4 학제를 유지하고 한학기에 16주 교수가 강의를 하고 과거의 기술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교육체계에서는 이런 인재가 커 나갈 수 없다.
- 질문하는 인재, 정답없는 교육
지금까지 인재는 수학, 영어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을 지칭했다. 그러기 떼문에 좋은 점수로 유명대학에 가서도 고등학교에서처럼 교수님의 강의에서 토시하나 빠지지 않고 필기를 하고 시험에서도 강의에서 들은 내용을 그대로 작성하고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이런 높은 점수를 받은 인재는 따라잡을 대상이 있고 목표가 있을 경우에는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4차산업혁명처럼 모든 벽을 허물로 모두가 경쟁상대이고 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시대에서는 길을 찾기가 어렵다. 누군가가 길을 제시해 주고 목표를 정해주기를 바랄것이다. 하지만, 이제 이런 역할을 하는 국가나 제품, 교수, 직장 선배는 없다. 스스로 개척해나가야 하고 새로운 제품, 지금까지 없던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스스로 질문하고 문제점을 생각하고 발전방향에 대해서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고 자신이 하고 있는 길에 정답이 있지도 않다. 오로지 평가는 시장에 의해서 사용자들이 사용해보고 정답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질문하지 못하면 문제점에 대해서 파악할 수 없고 도전을 하지 못하고 정답이 없으면 틀에 박힌 사고가 아닌 다양하고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다.
이미 AI는 정답이 있고 기존에 반복적인 업무들은 사람보다 더 잘하고 있다. 아무리 암기를 잘하는 사람도 AI와 대결을 하는 것은 200년전 기계와 힘으로 대결했던 존핸리와 다름이 없다. 반복적이고 정답이 있는 것에 대해서 더 이상 잘하는 인재는 그 자리를 잃을 것이다.
- 4차산업에서 필요한 인재상
4차산업혁명에서 필요한 역량과 기술은 더 이상 기존의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다. 오히려 학생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아서 공부하고 다른 사람과의 협업 및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연습하고,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인재가 사회에서 필요로 한다. 벽에 막혔을때 스스로 개척하고 노력해서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방이 하나도 없이도 세계의 유수 호텔보다 가치가 높아지고 자동차 한대도 없이 기존 메이져 자동차업체보다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기존에 탄탄한 영업망과 제품을 가지고 있더라도 새로운 제품 패러다임에 밀려서 한순간에 역사의 기업으로 없어져 버리는 기업도 나타나고 작은 아이디어로 순식간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조 이상)으로 나타나는 많은 회사를 보면 이제는 안일하게 기존의 가치로는 경쟁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다고 판단이 된다. 그러기에 새로운 개념의 인재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고, 글로벌 IT 업체에서는 유명 대학의 IT 인력들을 졸업전부터 확보하기 위해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AI 등의 분야에서는 4억의 연봉을 제시해도 거부당하는 사례가 일어날 정도로 인재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고 있다. 이런 인재가 기존의 유명대학이나 박사학위가 있는 경우는 드물고 기존 교육체계에 오히려 적응하지 못하던 학생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 대학에서 추구해야 하는 교육환경 - 소통/협업/공유
4차산업혁명에 해당하는 기술을 열거하자면 다양하다. 5G, AI, 로봇기술, 가상현실, 클라우드, 빅데이타, 사물인터넷, 3D 프린팅, AR/VR, 유전공학 등 실로 다양한 분야의 기술들이다. 4차산업혁명의 특징 중에 핵심은 업종의 파괴이고 기술간의 융합이다. 전문가도 한분야에서 지식을 가지고 있고, 기술간의 융합을 하기 위해서는 소통, 협업, 공유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기존 교육은 경쟁과 생존만을 교육했지 협업이나 소통, 공유와 같은 교육은 하지 못했다. 교수들도 일부 협력하여 연구하는 경우는 있지만 20년간을 경쟁의 관계에서 학업을 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협업을 가르친다는 것은 경험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제는 협업, 공유, 소통의 기술을 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연습을 해야 한다. 교과서에서 협업이 좋다고 나와있지만 실제로 경험하고 협업기술을 연습하지 않으면 사회에서 사용할 수가 없고, 이런 능력도 사용하고 연습할 수록 타인과 협동을 통한 좋은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대학교 팀 프로젝트를 소재가 개그 프로에서 사용될 정도로 협업이나 협력은 많은 노력이 필요한 고급 기술이다.
이제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은 버리고 각 분야의 사람이 모여서 시너지를 낼 수 있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교육환경에서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때이다.
대학의 미래
- 3년후의 대학
3년후인 2021년에는 2012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대학에 간다. 올해 입하하는 2009년생은 년간 출생인원이 60만명이고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하는 학령인구가 50만명으로 간신히 현재 대학 정원을 채울 수 있지만, 3년후에는 갑자기 10만명이 재학생이 부족하게 된다. 기업은 적자가 나면 구조조정을 통해서 조직을 유연하게 만들어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지만, 대학교는 유연성 측면에서 구조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학생수 감소는 학생 등록금 비중이 높은 국내 대학의 수입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또한, Mooc나 프라임칼리지 등의 등장으로 대학보다 바로 직장으로 취업하는 비율도 높아질 것이고 회사에서도 점점 대학 졸업장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다. 해당 기술의 전문가가 필요한 것이지 대학교를 나왔다고 기술이 있거나 업무에 바로 적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존에 직장에 다니면서 방송으로 학위를 취득해서 새로운 분야를 계획하던 직장인들도 대학보다는 직업전문학교나 학원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불필요한 4년 16주 강의 구성으로는 신기술에 대한 커리큐럼이 구성이 어렵고 논문 중심으로 이뤄진 대학교수들이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 위치, 역사와 대학의 가치
학생들이 선호하는 대학은 취업률이 높고 많은 학교 선배가 있는 학교와 지리적으로 통학이 가능한 서울 시내 지하철근처를 선호했다. 시설이나 지원이 부족해도 이런 조건 중에 만족하는 학교는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많은 지원을 했고 학교에서도 별 고민이나 개혁없이도 학교 운영에 문제점이 없이 좋은 시절을 보냈다. 오히려 이런 조건에 맞지 않는 지방의 사립대들이 스스로의 개혁을 통해서 새로운 교육과정을 만들고 교육부에 많은 지원을 받으려고 노력했다는 것은 재미있는 현상이다.
영상강의가 활성화되고, 미국이나 프랑스의 시험학교들이 하국에 들어온다면 비싼 등록금이 필요없고 저렴하게 숙식을 할 수 있는 곳도 매력적일 수 있다. 이제는 학교의 역사나 졸업생 보다 학교에서 제공해주는 시스템이나 서비스, 컨텐츠가 오히려 중요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1년은 학교에 다니면서 학점을 따고 1년은 Mooc에서 학점을 따고 취업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프로젝트형 수업에 참여해서 학점을 따서 학위를 딸 수도 있고 아예 학점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이 원하는 수업을 한국이나 외국의 수업으로 나노 디그리를 따서 취업을 할 수도 있겠다.
기존처럼 대학교가 권위적이고 보수적이면 디지털 리터러시가 높은 학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변화의 시간으로 앞으로 딱 3년 남았다.
- 대학의 생존 전략
한국을 포함해서 미국의 대학교도 위기이다. 국내 대학의 경우에는 앞으로 3년안에 변화하지 못하면 뽀로로를 보고 자라온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할 것이다. 대학의 지역적 위치와 역사보다 그 대학에 가서 무엇을 배울 수 있고 내가 어떤 능력을 갖출 수 있는지가 학생들의 대학 선택 기준이 될것이다. 입학하면 4년을 다닌다는 생각도 지워야 할것이다. 편입이라는 개념보다 내가 필요한 과목을 스스로 선택하여 필요한 곳에 가서 공부하면 그만이다. 사회에서는 더 이상 어디 대학 출신이 중요하지 않고 필요한 나노 그리드 단기학위나 실력을 우선시 할 것이고, 회사에 융합해서 단일한 목표를 같이 이룰 수 있는 협력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할 것이다. 직장도 평생직장의 개념이 아닌 프로젝트형 회사도 등장하여 필요할 때 함께 모이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회사도 없어지거나 축소되는 개념으로 변할 것이다. 개개인은 정규직보다 프리랜서와 같은 형태로 직장보다는 직업에 종사하게 될것이다.
대학교는 지금가지 도전받지 않는 최고의 지성으로 즐겁고 안정적인 환경을 보장받았다. 최고의 지식과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무조건 대학이나 대학원에 가야 배울 수 있었다. 좋은 지도교수를 만나는 것은 곧 좋은 직장을 보장받는 보증수표와도 같은 의미였다. 하지만, 이제는 유투브만 접속하면 미국 유명한 대학 교수를 지하철에서 들을 수 있고, 몇만원의 돈으로 AI 전문 나노 디그리를 취득할 수 있다. G Suite과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미국에 있는 학생과 화상으로 팀 프로젝트를 할 수 있고, 함께 구글 문서로 협업해서 산출물을 만들 수 있다. 컴퓨팅 환경이 필요하면 학교 도서관에 가지 않고 아마존에서 서비스를 빌려서 실험하고 결과를 만들 수 있고, 스마트폰으로 필요한 정보를 모두 얻을 수 있다.
아직도 많은 대학의 교직원은 생산자 중심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즉, 자신들이 만들기 쉬운 내용을 자신들의 기준에 의해서 제공한다. 경영학 입장에서 보면 팔리지도 않을 물건을 만들어 판매하려는 것과 동일하다. 소비자의 소비 트랜드는 변화가 심하고 예전처럼 대학이 독립된 시장이 아닌데도 공무원보다 더 보수적이고 생각도 아날로그적이다. 지금가지는 이런 행동이 오히려 직장에서 원하는 형태였을것이다. 괜히 이상한 행동으로 학교 경영진 눈 밖에 나는 것보다는 복지부동으로 하라는 것만 하면 되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가 콘텐츠가 마음에 안들면 떠나는 시대가 다가왔다. 더 이상 독점시장이 아니다. 옆에 대학에서 더 좋은 교육 콘텐츠와 학교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왜 그 학교로 학생들이 옮기지 못할 이유가 있겠는가? 오히려 신입생 입장에서는 선배들의 이런 조언이 학교를 선택하게 하는 기준이 될 지 모른다. 우리학교는 구려~
대학교의 본질은 무엇인가? 학교에서 추구하고 투자해야 하는 분야는 어디인가? 교직원을 위하여 몇십억을 투자해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는 않은가? 학생들이 몇번 사용하지도 않는 컴퓨터에 비싼 구입비와 유지보수비를 지출하고 있지는 않은가?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과목이나 기술보다는 교수들이 강의하기 편한 과목을 편성하여 변하지 않고 교육하지는 않은가? 교수가 몇년된 수업교안을 노력없이 학생들에게 계속 반복하지는 않은가? 학생과의 소통보다는 안일한 자리싸움이나 교수를 위한 학교 개혁을 외치고 있지 않은가? K-Mooc에 더 좋은 강의가 있는데도 굳이 학교에서 수업을 개설하지는 않는가? 학교 자산으로 IT 시스템을 구입하고 트랜드에 뒤쳐지지는 않는가? 특성없고 경쟁력없는 학생들을 배출하고 않는지, 다른 학교와의 차별성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볼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