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서울대 다양성위원회의 자료를 보고 대학의 변화와 함께 서비스 및 프로세스의 글로벌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특히, 한국에서만 사용하는 IT 관련 서비스 및 제품이 있습니다. 결재시스템, 아래한글, 조직도 그리고 게시판입니다. 카톡도 문제죠. ^^ 한국에서의 게시판에 대한 사랑은 외국의 엔지니어들이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뜨겁습니다. 한국 대학교의 대부분 정보도 이런 게시판에 저장이 되어 있고, 멀티미디어 지원 및 권한 관리 기능 등 오랜시간동안 게시판 시스템은 점점 커지고 중요해졌습니다. 하지만, 외국에서 이런 게시판은 대부분 Wordpress와 같은 CMS를 이용하는 등 표준적인 방법으로 진화를 했습니다. 젊은 사용자들은 페이스북이나 SNS 또는 블로그 등을 사용하면서 '포스팅(Postiong)'이라는 개념을 이해하지만 40, 50대 이상의 대학교의 팀장, 경영진들은 학생들보다 디지털에 대한 이해력이 떨어지고 경험도 부족합니다. 20대 초반의 학생이 사용하는 포털 시스템을 50대 IT 팀장이 결정하는 아이러니한 의사결정이 지금도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당연히 외국학생들은 이런 한국시스템에 적응하기 어렵고 글로벌 대학을 비전에 내세우면서 내부 프로세스나 IT 시스템은 폐쇄적인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근 몇년 사이에 콘텐츠의 가장 큰 변화는 YouTube의 대중화입니다. YouTube 대중화에 따라서 다음과 같은 현상을 발견합니다.
1. 지하철에서 모두 Youtube 시청
2. 판매회사에서 제품설명 사이트나 PDF 설명서대신 Youtube 영상 제공
3. 스마트폰을 이용한 콘텐츠 소비의 증가
4. 같은 종류의 콘텐츠 제공시 YouTube 채널 선호도 증가
5. 중고등학생은 검색하려고 YouTube 접속
저도 개인적으로 PDF 문서를 받으면 좋지 않습니다. 재미있는 영상이 제공되는 Youtube 영상에 길들여져 있는 영향인데 이 변화는 1~2년 사이에 급격하게 변화가 진행이 되었습니다.
▶ Youtube의 커져만 가는 시장 영향력
10대 후반의 대학생 1,2학년 학생들은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뽀로로를 보면서 유아시절을 보냈고, 초등학교때에는 게임 방송을 보면서 게임을 배웠고, 중고등학교때는 검색하기 위해서 네이버 대신에 YouTube를 방문하고 대학교 시험 준비도 방송을 보면서 공부했습니다. 학교 등학교에는 당연히 재미있는 YouTube 먹방 채널을 보고 스포츠도 YouTube를 통해서 봅니다. 영화관 대신에 YouTube에서 결제를 하고 영화를 보고 늘 자신의 분신처럼 스마트폰을 끼고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학교에 입학하니 학교 시스템은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없고, 학교자료는 출력도 할 필요가 없는데 아래한글로 되어 있어 스마트폰에서 보기 불편하고 게시판이 도배가 되어 있어 검색도 되지 않고 손가락으로 클릭하기도 어렵습니다. 어렵게 해당 게시물을 찾아서 링크를 클릭하면 보고 싶은 내용은 나타나지 않고 딱하니 아래한글 파일을 만나게 됩니다.
한국한생도 어려운데 외국인 학생은 이런 과정을 통해서 학교 자료를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런 폐쇄적인 환경에서 신입생이 4년을 공부하면 폐쇄적인 환경에 길들여집니다. 아~ IT 시스템은 원래 이렇구나. 외부에서 사용하는 환경이랑 학교에서 사용하는 환경은 다르구나. 경쟁환경이니 그냥 나혼자 공부해야 겠구나.
외국 학생은 hangout을 통해서 소통하고 스터디하고 협업하는데 우리 학생들은 아직도 팀플하려고 학교앞 커피집에 모여야 하겠죠. 각자 PPT만들어서 발표자한테 메일로 보내면 끝입니다. 협업하는 환경이 아니죠. 교수님은 좋은 자료보다는 오래된 교과서 중심으로 강의하고, edX, 코세라 등의 강의에는 관심도 없습니다. 글로벌환경에 익숙하지 않고 10년전이나 20년 전과 같은 방식으로 수업하고 혼자서 과제를 만드고 출력해서 제출합니다.
여러분이 Youtube가 재미있으면 10대 후반의 학생들도 YouTube를 좋아합니다. 여러분 블로그를 좋아하면 학생들도 아래한글 첨부파일이 등록된 게시판보다 그림도 있고 스마트폰으로 보기 좋은 형태의 콘텐츠를 선호하겠죠. 학생은 디지털인데 학교는 아직도 아날로그입니다. 학교는 기존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학생들을 위해서 학생들이 보고 싶어하는 형태로 콘텐츠를 만들어서 유통해야 합니다. 소비자지향 콘텐츠 생산이 되어야 합니다. 공급하는 사람이 나는 이 제품을 판매할거야 하고 만들어도 판매가 되면 소용이 없듯이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제공해야 소비가 됩니다. 콘텐츠가 소비가 된다는 의미는 학교와 학생이 소통이되고, 모르는 문제를 전화해서 질문하는 것이 아니고 '학생은 이런 내용 잘 모를거니 동영상으로 쉽게 미리 설명해서 공급하는' 것에 해당이 됩니다. 수강신청 기간에 학생과로 질문하는 내용을 분석해보면 비슷한 내용이 많을 것입니다. 똑같은 내용을 반복적으로 답변할려고 교직원이 된게 아닌데 학교 입장에서도 보면 낭비요소가 많습니다. 학생들이 필요한 콘텐츠는 구글이나 검색엔진에서 쉽게 검색하고 스마트폰으로 해당 내용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학교안에 정보가 얼마나 보안이 중요하겠습니까? 수강신청하는 프로세스가 이 학교 다르고 저 학교 다르지는 않겠죠.
정말 중요한 것은 다른 학교에 공개하지 않는 학교 업무 프로세스가 아니라 이제는 콘텐츠입니다. 학생들이 보고 싶은 콘텐츠를 얼마나 빠르게 생산하고 편리하게 유통할 수 있느냐가 대학교의 경쟁력이고 지식입니다.
▶ [기사] 아빠는 아는 카메라·메일·전화기 모양 이모티콘..요즘 아이들은 왜 그 모양인지 몰라요
정말 좋은 글이네요.
답글삭제공감하며 대학에 있는 사람으로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잡습니다.